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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한 호기심 & 창의력 키우는 법.

작성자 mainadmin(ip:)

작성일 2006-09-19 00:50:42

조회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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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생물학 박사 출신의 프로 마술사 이원근씨가 일러주는 ‘과학에 대한 호기

심 & 창의력 키우는 법’

“아이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고 생각할 시간 줘야 창의력 생겨요”

한국 중·고등학생들의 과학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과학에 대한 흥미는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 명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학하고 돌아와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이원근 박사는 초등학교 때 한창 꽃을 피웠던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이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급속도로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생물학 박사이면서 프로 마술사인 이원근씨로부터 아이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지난12월14일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는 2003년 46개 국가의 만 13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에서 한국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OECD가 주관한 세계 40개국 고교 1년생들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 결과에서도 한국은 문제해결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 등 주요 과목 모두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IEA에 따르면 과학에 ‘자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0%로 평균 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과학 공부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학생 수 역시 38%(평균 77%)에 불과했다고 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베르나르 위고니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부국장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을 가졌다. 프랑스인으로서 솔직히 부럽다. 하지만 성적 이외의 지표를 보면 한국 학생들은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의 교육 현실을 뼈아프게 지적하기도 했다. 성적은 우수하지만 흥미가 없다면 우수한 실력을 과학 분야에서 계속 발휘할지는 미지수인 것. 이공계 대학 진학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국가 차원에서 이공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렇듯 어린 학생들이 과학 공부에 흥미가 없다면 흔들리고 있는 우리 과학계의 현실은 쉬 개선되기 어려울 듯 보인다.
“과학은 아이들이 비교적 늦게 접하는 과목 중 하나예요. 초등학교 2학년 밑으로는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일단 과학을 접하고 나면 아이들은 과학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죠. 실제로 조사해봐도 초등학교 2학년 무렵부터 장래희망이 과학자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아져요. 그런데 학년이 높아지고,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영어 수학 공부에 치여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죠.”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42)은 공교육의 과학 수업이 체험 위주가 아닌 공식 암기와 문제 풀이 등 주입식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초등학교 때 샘솟는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와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더군다나 과학은 가정에서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싶어도 실험에 필요한 기구와 재료를 구하고, 오차 없이 실험을 진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귀국 후 연구소나 대학에 몸담지 않고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이렇듯 일상과 괴리되어 있는 과학을 대중, 특히 아이들과 밀착되게 하기 위해서다.

이원근 소장은 지난 2000년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를 설립한 뒤 줄곧 어린이들이 과학과 친숙해지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왔다. 국내 최초의 과학극단 ‘키스’를 창단해 재미없는 과학을 연극과 접목시켜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최근엔 프로 마술사로 변신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는 2004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술을 배우기 시작해 최근 일본마술협회 정회원 자격을 얻어 프로 마술사가 됐다.
아이가 의문 제기했을 때 선뜻 정답 가르쳐주면 창의력 키울 수 없어
이원근 소장에 따르면 과학 선진국 영국의 경우 과학을 일반인들에게 알기 쉽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과학 메신저’가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과학 전공자들이 정치 문화 방송 신문 출판 시민운동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대학원에 개설되어 있을 정도.



“우리의 경우 아직까지 순수과학을 전공하거나 공대를 나오면 학교나 연구소 외에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영국에선 과학 전공자들에게 정치 경제 예술 등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요. 순수과학을 전공한 뒤 방송국에서 과학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정치인에게 과학적 자문을 하기도 하죠. 시민단체에서 활약하기도 하고요. 과학 전공자들이 이미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어 또다시 후배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단단한 토대가 마련되어 있죠.”
그만큼 과학과 일상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나라’인 영국은 연극이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있는 것처럼 과학 역시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영국은 학교 자체가 도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요. 울타리가 따로 없다보니 지역 주민들도 대학의 학문적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죠. 학문 연구가 일상과 격리된 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인지 순수과학을 하는 사람들도 연구를 할 때 답답하다고 느껴질 만큼 여유가 있어요. 조급하게 굴지 않고, 실험 하나하나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긴 시간 데이터를 쌓아요. 당장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욕심보다 우리 대에 이루지 못하면 후배들이 이어 연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꼼꼼하게 연구하는 그들의 저력을 우리가 당할 수 없죠. 우리는 아직까지 과학적 연구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불완전한 데 반해 영국을 비롯한 과학 선진국은 튼튼한 틀이 짜여 있어요.”
어려서부터 일상생활 속에서 과학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과학 전공자들이 활약하고 있는 영국과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은 어려운 교과목 아니면 영재교육의 한 분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소장은 “아직 영재의 개념조차 제대로 안 서 있는 상태에서 영재교육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영재교육 대부분이 학년을 앞서 교육하는 선행학습일 뿐이라는 것.
“암기력이나 지능을 수치로 따져서 어린 아이가 영재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기는 어려워요. 아이들은 계속 성장하는 데다 개인마다 발달 속도도 다 다르니까요. 더군다나 창의력은 수치로 따질 수 없는 부분이죠. 또 영재교육이라는 게 똑똑한 사람을 만들겠다는 건데 똑똑한 것보다 제대로 사고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 소장은 과학적 사고는 의문을 갖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이게 왜 그럴까’하고 의문을 던지고, 고민해보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창의력이 쑥쑥 커진다고. 따라서 과학적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특별히 개발됐다는 프로그램이나 교재 및 교구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하는 것보다 생각할 여유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의력은 여유가 없으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과 기회를 많이 줘야 해요. 정답을 가르쳐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아이가 자꾸 의문을 갖게 만드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죠. 아이가 어떤 일에 의문을 가진 다음에는 스스로 답을 찾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좋아요. 정답을 찾는 데 정도가 따로 있는 건 아니거든요. 사실 어렸을 때는 정답을 몰라도 상관이 없고요. 그런데도 누군가 먼저 ‘이건 이렇게 해서 이런 답이 나온다’고 알려주면 아이는 그때부터 그 방법으로만 정답을 찾으려 하죠.”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아이 혼자 힘으로 답을 찾아내면 굳이 외우지 않아도 그 원리를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간단한 마술과 연극, 각종 체험 등으로 과학적 호기심 꾸준히 자극해야

그는 그런 점에서 언뜻 과학과는 무관해 보이는 마술이 과학에 대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3년여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복지시설을 찾아다니며 연극과 마술 공연으로 청소년들에게 과학이 재미있고 유익한 것임을 알려온 그는 아이들이 마술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마술과 과학을 접목시켜 웃음과 함께 지식을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갈고닦은 마술은 대략 수백 가지에 이르고, 과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개발한 과학마술만 수십 가지라고.
“마술이라는 자체가 봤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지니까 재미있고, 곧바로 의문이 솟잖아요. ‘어떻게 저럴 수 있지?’ 하고요. 특히 외국 사람들은 대부분 마술을 보고 즐기는 데서 끝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원리를 캐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과학 원리를 응용한 마술을 보여주면 과학적 사고의 출발이 되는 의문이 솟고, 자기 나름의 추론을 하고, 직접 테스트를 하면서 추론을 검증하고, 혼자서 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원리를 찾아내는 과정을 거쳐 과학적 지식도 습득하고 창의력도 개발할 수 있어요. 답을 알기 전에 스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마술은 단순히 원리를 설명해주거나 실험을 보여주는 것보다 교육적 효과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간단한 마술 한두개를 스스로 해보는 건 대인관계를 좋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초등학교 4학년과 여섯 살인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이 소장은 과학 원리를 접목시킨 마술을 개발할 때마다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보여준다고 한다. 마술을 보여준 뒤 그 비밀을 알려주면 아이들이 신기해한다고. 그는 마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더 친해진 것 같다고 한다.
“아이가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잔치를 열었을 때 제가 마술을 보여주니까 참 좋아하더라고요. 아이에게 아빠가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게 좋죠. 또 아빠가 과학을 전공했다고 해도 아이를 앉혀놓고, 공부를 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마술을 보여주면서 은연중에 과학적 원리를 알게 하니까 교육적 효과도 높죠. 처음엔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그게 하나 둘 쌓이면 이 다음에 꽤 많은 지식이 될 테고요. 그리고 마술이 주는 첫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그것이 설사 좀 재미없는 원리를 바탕에 두고 있더라도 아이들 머릿속에 각인되는 효과가 있어요.”
그렇다면 아이가 과학과 친해지도록 하기 위해선 모든 부모가 마술을 배워야 할까. 이 소장은 “흔히 마술이라고 하면 상자 속에 들어간 사람이 사라지고, 모자 속에서 비둘기가 나오는 것만 생각하는데 펜과 고무줄, 쌀과 공, 컵 등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활용해 간단히 해볼 수 있는 마술도 여러 가지가 있다”며 “중요한 건 아이들에게 과학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에 과학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도 호기심이 생기면 나중에 같은 내용을 접했을 때 훨씬 높은 관심과 집중력을 보일 수 있기 때문.
“아이가 과학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고 싶어할 때 적절히 도움을 주면 돼요. 그러려면 부모도 공부를 해야죠. 그렇다고 부모가 교과서의 내용을 섭렵해야 한다거나 실험을 일일이 해봐야 하는 건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고민해보고, 간단한 마술이나 과학 관련 공연, 체험활동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는 또 아이에게 여러 과학적 지식을 주입하는 것보다 과학이 왜 필요한 것이며, 과학을 공부했을 때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훨씬 유익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비즈매직아카데미를 통해 재밌는 마술과 함께 과학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과학마술반’ 강의를 할 예정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될 그의 이색 강의는 과학에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들과 과학의 기초 원리를 놓쳐서 흥미를 잃어버린 학생들에게 과학의 매력을 일깨워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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